며칠간 출근 없이 쉬고 먹고 놀았는데 오히려 머리가 복잡하고 집중이 어려웠다. 컨디션도 좋고 딱히 큰 근심거리도 없는데 왜 집중하기가 어려운 건지 이해가 가지 않고 답답했다.
무기력 속에 스마트폰만 붙들다가 내가 사랑하는 유투브를 통해 ‘제대로 된 휴식’이란 주제의 영상을 보게 되었고 그 영상은 ‘명상’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금까진 명상을 해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었지만 정말 효능이 있다면 지금이 적기이기 때문에 시험 삼아 해보고 싶어졌다.
우선 핸드폰으로 타이머 20분을 맞춰두고
눈을 감고 편한 양반다리로 앉았다.
두 손을 양 무릎에 얹었다.
숨을 의식하면서 지금 이 시간 존재하는 나에게 집중했다.
나에게 들려오는 소리, 생각, 냄세 등 느껴지는 모든 것들을 ‘지금 내가 이런 것을 느끼고 있구나’ 하는 관점으로 받아들였다.
맞춰둔 알림이 울리고, 눈을 감고 보내는 20분이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음에 감탄하며 눈을 떴다. 오랫동안 눈을 감고 있다가 떠서인지 사물이 좀더 또렷하게 보이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마치 흙탕물의 먼지가 모두 아래로 가라앉아 맑아진 느낌이 들었다. 물이 맑아져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명료한 기분이랄까?
명상을 통해 ‘지금의 나’, ‘지금 무언가를 느끼고 있는 나’를 관찰하다 보니 희한하게도 무기력이 사라지고 그냥 ‘나’만 남았다. 불안도 사라지고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의 나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것이 놀라웠다.
지금 존재하는 나는 아무 두려움이나 불안 없이 무슨 일이든 시작할 수 있는 존재이다. 이점을 잊을 때마다 다시 눈을 감고 나 자신을 관찰하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끄적끄적 > 생각 한모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유 (0) | 2018.12.11 |
---|---|
주체적일 수 없다는 사실 (0) | 2018.10.14 |
스스로 사고하기를 멈추지 않는, (0) | 2018.09.06 |
최근 새로운 현상들 (0) | 2018.07.16 |
비 오는 저녁 재즈를 들으며 책을 읽는 어른 (0) | 2018.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