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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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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스트 슬램덩크 영화로 만난 슬램덩크는 어렸을때 애니메이션과 만화책으로 만났던 슬램덩크와는 달랐다. 이전에는 승부나 개그를 재밌게 봤었다면, 영화로 만난 그들은 연약하고 그 연약함으로 인해 강인해지고 함께하는 너무도 인간적인... 실제로 어디선가 살아있을것 같은 존재들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감정을 느끼게 해준 귀중한 영화였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더 보고 싶은 마음이다. 음악이 너무 좋았고 영화의 묵직하고 굵은 선의 그림체가 코트를 뛰는 그들의 무게를 느낄수 있게 해주었다. 나의 영광의 순간은 언제인가? 강백호의 게임에 대한 절실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는 그를 어디로 인도하고 있는가? 삶의 방황은 성숙의 여정... 그 가운데 얼마든지 쎈척해도 좋다. 주먹이 떨릴지언정 짝다리를 짚을수 있음. 내가 극복해야..
나 자신을 격려해주자 육아를 하다보니 내가 계획한 최소한의 루틴도 지키지 못하고 하루를 보낼 때가 많다. 이렇게 지키지 못한 일들이 쌓여가면 점점 시무룩해진다. 그리 어려운 일들도 아닌데 몸이 피곤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다보니 조금씩 미루게된다. 그래도 나에게 잘해주고 있다고 격려해주어야 겠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일을 잘 해주고 있는 나에게 나무라지 말아야겠다. 오늘 하루도 정말 수고 했고, 정말 가치있는 일을 해냈어...! 그리고 내일도 잘 부탁한다 ^^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는 습관 나는 배가 고프면 밥과 반찬을 대충 꺼내 먹어 '배고픔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식사를 하곤 했다. 무슨 일이든지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자 정체성이 강한것 같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요리의 과정과 플레이팅, 예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분위기와 함께 하는 사람들까지 챙기기도 한다. 예전에는 이런 방식을 보며 불필요한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드는 '사서고생'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방식이 참 멋져보인다. 정성을 다하는 사람, [중용 23장]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
비오는 날 산책 비오는 날의 산책, 음악 없이 우산아래 빗소리를 들으며 공원을 걸었다. 한적한 길가에서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비와 분위기를 한껏 마주할 수 있음에 마음이 신선했다. 이게 이렇게 즐거운 일인가, 싶을정도로 마음이 설레었다. 출산 후 아이를 돌보는 시간에 적응중이다. 이 시간 자발적으로 나는 아이의 삶에 내 모든 리소스를 내어주고 있다. 이로 인해 여지껏 만나보지 못했던 다양한 감정, 생각들과 조우한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세상을 보고 맛보고 느끼는 이 모든 것은 내게 주어진 선물이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헌신을 통해 영유아 시절을 성장했다. 인간이 인간을 낳고 키우는 것은 전 인류가 수많은 세대를 걸쳐 해내온 일이다. 여지껏 나를 공격한다고 느꼈던 엄마의 말들은 나를 향한 걱정과 사랑이 혼합된 방지턱 같은 ..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인생은 무언가를 선택하야 하는 순간들의 연속이다. 오늘 책을 읽을까 영화를 볼까를 선택하기도 하고, 직장에서 업무를 할 때도 중요한 선택과 덜 중요한 선택들을 계속해서 해나간다. 그렇게 오늘 하루가 만들어지고, 선택들이 결과가 어제로 쌓여 삶이된다. 이 '선택'이라는 것은 의식하면 의식할 수록 곧바로 결정내리기가 어려워지고 동시에 내가 이 선택의 주체자라는 생각에 (사실은 온전한 주체자는 아니지만) 꽤나 만족감을 느끼기도 한다. 결국 선택은 내안에 쌓인 어떠한 관념들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이 것은 내 뇌속에 있는 어떠한 메세지들의 기억으로 인해 세워진다. 그 전날 본 영화나 책의 주요 메세지가 내일 나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때문에 사실은 무언가를 결정하는 '선택'의 행위는 자기 자신만의 주..
나 자신에게 정성을 다하는 태도 나는 저녁 양치는 치실-양치-워터핏 까지 꼼꼼히 하려고 한다. 나를 제대로 돌봐주기 위한 의식과 같은 일이다. 언젠가부터 샤워나 양치같은 나를 위해 필수적으로 해야하는 일들마저 귀찮게 느껴지는 때가 있었다. 먹고 자고 입는 모든것들도 귀찮고 대충대충... 나의 행복에는 전혀 관심을 가져주지 못했다. 그로인해 나는 스스로에게도 외로움을 느꼈다. 그러다 문득, 나 자신이 내 딸이라고 생각한다면, 4살짜리 귀엽고 취약한 아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를 이렇게 대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나 자신에게 너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다정하게 보살펴줄 의무가 있다. 이때부터 나는 양치를 꼼꼼하게 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이 부분은 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표현의 증명으로... 그렇게 ..
영화 '헤어질 결심'을 보고 영화에는 여러 인상깊은 장면들과 대사들이 나온다. 그중 내게 가장 긴 여운을 주는 부분은 남자주인공 해준의 캐릭터이다. 그는 자신의 취향과 니즈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그걸 충족시키는 사람이다. 그는 식사 한끼도 제대로 먹는다. 옷 한벌도 자신의 요구대로 맞춰 입고, 동일한 옷이 여러벌이다. 일에 대한 자부심으로 품위를 갖춘 형사의 정체성을 갖는다.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자 그를 바로 알아본다. 내가 나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내가 무얼 좋아하고 무얼 싫어하는 지는 구분지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얼마만큼 내 취향과 욕구에 귀 기울여 줬는가...? 그리고 영화속 인물은 그래서 스스로에게 얼마나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내 취향과 욕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
외로움에 방긋 :) 그 누구도 나를 온전히 이해하거나 아껴주지 않을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날이 있다. 그런날에는 내가 나 자신을 인지할 수 있게된 나이부터 느껴왔던 '외로움'이 선명해진다. 21개월 차이의 동생을 둔 나의 인생 첫번째 기억은, 동생을 목욕시키는 엄마와 할머니의 모습이다. 나도 아기 같이 씻기고 싶다고 하자 너는 나가있으라며 정신없어 보였던 그들의 뒷모습, 그리고 또다른 어렸을적 기억나는 일은 아파트 담장 옆 나만 아는 공간에서 혼자서 울고 있는 나... 정확한 단어는 모르지만 '난 혼자야...' 이런 감정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것 같다.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동시에 누가 알아봐줬으면 좋겠지만, 힘들다고 얘기하지도 않으면서 홀로 외로움을 대하는 시간은 어린아이였던 시절만큼 지금도 적응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