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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오늘 하루

비오는 날 산책

비오는 날의 산책,
음악 없이 우산아래 빗소리를 들으며 공원을 걸었다.
한적한 길가에서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비와 분위기를 한껏 마주할 수 있음에 마음이 신선했다. 이게 이렇게 즐거운 일인가, 싶을정도로 마음이 설레었다.
출산 후 아이를 돌보는 시간에 적응중이다. 이 시간 자발적으로 나는 아이의 삶에 내 모든 리소스를 내어주고 있다. 이로 인해 여지껏 만나보지 못했던 다양한 감정, 생각들과 조우한다.

  • 인간으로 태어나서 세상을 보고 맛보고 느끼는 이 모든 것은 내게 주어진 선물이다.
  •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헌신을 통해 영유아 시절을 성장했다.
  • 인간이 인간을 낳고 키우는 것은 전 인류가 수많은 세대를 걸쳐 해내온 일이다.
  • 여지껏 나를 공격한다고 느꼈던 엄마의 말들은 나를 향한 걱정과 사랑이 혼합된 방지턱 같은 것이었다.
  • 인간의 현존은 생각보다 동물적이다.


어떤 이들은 임신/출산/육아에 대한 피해의식을 주입하지만, 나는 이 경험들이 삶의 또다른 차원의 문을 여는 영역확장을 안겨주는 일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나도 몰랐던 인간의 가능성과 나 자신의 잠재력을 만나게 되는 시간, 유전자와 가치관을 전승하여 나의 일부를 세상에 남겨두는 일을 단순히 나에게 무의미한 희생을 강요하는 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이 귀중한 시간이, 내게 주어진 도전에 성실히 응하는 동시에 더욱 넓어진 스펙트럼의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